2008-04-04

(맨아래 랜덤이미지 스피커 버튼을 클릭하면 음소거 됩니다. Westlife - Something Right) 대학교가 예전 같지 않다고들 한다. 신입생들이 도서관에 줄지어 앉아있는가 하면 온갖 스터디 모임으로 저녁에도 빈 강의실 찾기가 힘들다. 몇년 전만 해도 즐길 거리, 놀 거리가 가득했지만 지금은 예비역들의 추억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어느 샌가 나도 이런 흐름에 합류해 있다.

투싼은 내게 주어진 작은 일탈이었다. 조심스레 투싼을 타고 학교에 온 뒤, 강의 하나를 듣고 서둘러 나선다. 시동을 걸고 보니 친구 3명이 조수석과 뒷자리를 채우고 있다. 좋은 날씨, 싱숭생숭한 봄내음 그리고 새 차 투싼. 강의 하나 정도는 빠져도 무방할 조건이다. 응? 두 개 빠지는 거라고?

어디를 가지.. 적어도 학교에선 남녀 대학생 3명은 일탈에 수다 떠느라 바쁘다.  화학적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맡는 새 차 냄새가 싫지도 않다. 쿵쾅거리는 음악에 묻혀 근처의 백화점에 간다. 요즘 했던 쇼핑이라고는 전공, 부전공 교재 쇼핑 밖에 없다. 비어있던 새 차의 트렁크가 나름대로 쇼핑백 하나씩 들고 온 쇼핑백으로 채워졌다.

어딘가를 또 가고 싶지만 공습하는 리포트와 프로젝트가 발목을 잡는다. ‘투싼과 바람쐬러 가는 것도 오늘같은 날 아니면 힘든 건데’ 복학생들은 북악 스카이웨이를 잠시 오르내린다. 굽이굽이 커브가 많지만 전해지는 느낌은 부담스럽기보단 경쾌한 느낌이다. 친구들을 내려준 후 가벼워진 투싼은 아쉽게도 도서관을 향한다.

작은 일탈로 몇 일을 보낸 후, 투싼과 함께 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주말이 되었다. 투싼의 헤드라이트는 여전히 일탈을 권유하고 있다. 학생이면서 한 월간지 기자, 모 사이트의 에디터이기도 한 내 주말을 일탈로 채웠다간 크든 작든 문제가 생길 것. 가방 하나 가득 사진 장비를, 또 다른 가방 하나 가득 노트북과 주변 기기를 챙기고 차고를 나선다. 돌아오는 발걸음은 으레 피곤이 섞였었지만 오늘은 어깨가 무겁지도 않고 지하철과 버스의 많은 사람들 틈에 치이지 않아도 된다. 살짝 젖은 길에서의 풀쓰로틀은 약간의 휠스핀도 동반하며 나쁘지 않은 느낌으로 일정의 마감을 알린다.

투싼과 함께 한 시간은 자극적이고 화려한 것과는 거리가 멀지만 편안하고 부드러웠다. SUV의 넓은 시야와 적재 공간, 세단의 정숙성을 함께 겪을 수 있었고, 140마력은 일상 생활에서 부족함을 느끼기 힘들다. 투싼의 외관은 7인승 SUV와 비교했을 때 5인승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만큼 예상보다 크고 단단해 보였다. 너무 자극적이지도, 단조롭지도 않은 은은한 청은색 색상의 느낌이 좋았다. (투싼은 여성 취향을 고려해 연매실색, 진홍색, 신은색 등 화사한 색상을 채택해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세련된 느낌을 주려는 시도를 했다고 한다) 기존 SUV를 탈 때, 높이 때문에 겪었던 불편도 구조의 개선을 통해 개선된 듯 하고 치마를 입은 친구들도 쉽게 탈 수 있었다. 설계시 힙포인트(차에 앉았을 때 땅바닥에서 운전자의 엉덩이까지 높이)가 717㎜로 기존 SUV보다 낮아 여성 들이 쉽게 차를 탈 수 있도록 배려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차량 내부도 여성 운전자를 배려한 편의 장치가 눈에 띄었다. 핸드백과 쇼핑백 을 걸 수 있는 장치는 작지만 유용한 배려였으며, 깔끔하게 정리된 계기판, 세련된 내장 컬러는 흡사 세단을 연상케 했다. 뒷좌석이 아주 넓은 편은 아니지만 세 명이 타기에 별다른 불편함은 없다. 다양한 시트 변환으로 뒷좌석 화물 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을 떠나는 가족이나 잠시 일탈을 즐길 친구들에게 실용적으로 공 간을 활용하기에 적합할 듯하다. 싼타페보다 175 ㎜ 짧은 차체 길이는 주차 부담을 줄여 주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출발하자 약 13초 만에 100㎞를 가볍게 넘긴다. 속력을 높일수록 엔진 소음도 다소 커졌지만 150㎞까지 쉽게 순간 가속이 가능했다. 상대적으로 작은 자체 덕분인지 각이 큰 코너도 원만하게 돌아가는 기본기를 보여주었고 주차도 별 달리 어려울 점이 없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서울의 주차환경 뿐.  서스펜션은 한국 도로 상황에 맞춘 듯 연속된 과속 방지턱(...)을 무난하게 통과하였다. 본인이 시승한 모델은 가솔린이었기에 연비가 부담스럽긴 했지만 정숙성의 대가로 생각할 수 있겠고 디젤 차량의 가격, 수리유지비를 고려한다면 상대적인 이점도 있다. (놀랍게도 가솔린 모델은 mx가 1700만원대 초반이다! 뒤에 앉은 여자친구는 취직하면 첫차로 투싼 사야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다만, 선루프를 최대 개방했을 때 공명음이 아쉽고 직물시트보다는 가죽시트 옵션이없다면 더 깔끔할 뻔했다는 생각을 했다. ⓒ온라인카쇼 로드앤 www.roadn.com by sp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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