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올라갑니다. ~100817 2009. 2. 11. 19:03
[짤방은 '돌고도는 인생'을 표현한 테이프짤.]



2월 9일. 그러니깐 어제 아래였죠;
일이 있어서 내려온 우리누나들, 오늘 올라간다고 하더라구요.
학교 마치고 나서 돌아와보니, 심각한 표정으로 '너는 호랑이다 ㅋㅋㅋㅋ'하길래 뭔소린가 했습니다.
알고보니 서울로 다시 갈려는데, 바로 왔다더군요;;ㅋ

중심내용은 딱 한마디로 정의할수 있었습니다. '서울 올라와서 같이 살자.'
예전부터 말해오던 말인데, 이번에 이사가면서 누나들도 지리도 익히고, 익숙해져야 할텐데.. 해서 2학기 시작쯤에 다시한번 검토해보자고 하던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말하니 조금 난감하기도 하고, 그랬었습니다.
처음에는 고민했습니다. '필기구 산거 다 뱉어야 하나.. 후우ㅠㅠ' 부터, '학군좋은아이들이랑 경쟁할려면 얼마나 힘들까?'까지.

한번 뒤돌아 봤습니다. 울산에서의 생활.
'불규칙적, 막장'
이 두가지 낱말로 정리할수 있었던 생활이었습니다. 나름 공부를 잘한다고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놀아도 왠지모르게 나오는 성적에 은근슬쩍 묻어가고 싶었던것 같습니다. 포근하고 자비로우신 우리 어머니 품에서 '놀고'싶었습니다.
그리고, 누나의 성격, 공부습관을 생각해봤습니다.
우리누나들은 그야말로 '엄친딸'입니다. 다들 공부를 잘합니다. 비록 작은누나는 몸이 아파서 대학생활을 정상적으로 못했지만, 큰누나는 SKY 이 세가지 중에 S대를 다니는 저한테는 너무나도 먼 누나입니다.
제가 못하는 수학은 작은누나는 무지 잘하고, 큰누나는 인문계열에 대해 잘 알면서도, 요즘 영어공부에 매진하고 있었습니다. 그에비해 죄송하지만, 어머니는 제가 모르는 문제를 물어봐도 모르고는 하셨습니다.
나름 '독학'하는 저로서는, 가끔 모르는 수학문제가 나오면 정말 궁금해 합니다. 답지를 뒤져봐도 '문과형 머리'인 저로서는 이해가 안갑니다. 대충 넘어가버리죠.
그런생각까지 하고 나니깐, 갑자기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울산이라는 '조그만 우물'안에서, 나름 상위권 성적이라고 자부했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였습니다. 다른학교의 중위권을 봐도 저보다는 잘했습니다.
갑자기 저에 대한 자괴감이 들더군요. 슬프고 화가났습니다.

그리고 나서 말했습니다.
'서울, 갈께'

걱정되었습니다.
학군좋은 아이들, 돈많아서 학원에 치여살면서 엄청난 스펙을 자랑하는 아이들.
모아놓은 어마어마한 필기구를 들킬까봐 무서움.
낯선 지역에 가서 산다는 두려움.

근데, 제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걸 깨닫자, 왠지모르게 서울에 가야할것만 같았습니다.
아무리 무서워도, 두려워도, '자기 경쟁력'을 키워야 할것 같았습니다.
없어서 못다니는 일본어 학원, 컴퓨터학원. 다 다녀볼껍니다.
서울의 높은 문화수준과 많은 편의시설을 경험해 볼껍니다.

저, 잘해낼겁니다.

그래도 말입니다, 왠지모르게 걱정이 되네요.
뒤에서 응원 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100817' 카테고리의 다른 글

Ergo Soft 사용기 _ ABS System  (13) 2009.02.11
코원 S9 16기가 크롬블랙판매합니다:)  (13) 2009.02.11
제발, 데쎄랄사서  (18) 2009.02.08